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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의 제2공항 강행, '절차적 정당성'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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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1 작성일19-01-25 13:35 조회17,2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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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건설 갈등문제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상황인식이 심히 우려스럽다. 제주사회가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는데, 일말의 책임감도 없이 과거 보수정권처럼 국가권력을 앞세워 '밀어붙이기'로 끝장을 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24일 발표한 입장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기본계획 수립용역은 투명하게 진행...", "용역 단계 단계마다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용역과정과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견 수렴을 충분히 하여..."

'투명하게'라는 수식어와, '주민설명회'와 '의견수렴'을 강조하고 있으나, 모두 기본계획 수립용역 진행을 전제로 한 미사여구다.

이는 사실상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에 대한 도민사회 논의과정은 모두 끝났고, 이제부터는 건설사업을 밀어붙이겠다는 선전포고에 다름 아니다.

다소 충격적이고, 놀라울 따름이다. 불통도 이런 불통이 없고, 독선도 이런 독선이 없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더욱 기가 막히다.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의 목숨을 건 단식농성이 38일째 이어지고 있고, 확산되는 제주도청 앞 천막농성, 제2의 강정마을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국토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

이번 국토부의 '강행방침'은 전날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국토부에 제2공항 건설사업의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 의혹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다.

도의회의 '절차적 정당성' 요구에, 국토부는 '그대로 강행'으로 응답했다.

이번 제2공항 강행은 명분도 약하고, 이미 절차적 정당성도 상실한 '악수(惡手)'에 다름 없다.

사실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용역결과가 발표됐던 2015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역주민로부터 공론화 절차 없이 성산읍을 단일입지로 결정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부터 잘못됐다.

우여곡절 끝에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주민들과 입지선정 타당성을 재조사하기 위해 찬성과 반대측 추천 전문가 14명으로 검토위원회가 구성됐으나 이 마저도 파행적으로 중단됐다.

당초 국토부는 검토위를 3개월 동안 운영하고, 필요할 경우 위원회 의결로 2개월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검토위원회를 통한 철저한 검증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기본계획 용역 추진여부를 결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검토위에서는 대정읍 신도 후보지의 점수조작 의혹, 성산예정지의 군작전공역 중첩, 정석비행장의 점수기준 설정 문제 등의 의혹들이 제기됐다.

그러나 활동기간 3개월이 경과하자, 국토부는 반대측 검토위원들의 2개월 연장 요구에도 불구하고 검토위를 종료시켰다.

때문에 의혹 해소는 커녕 권고안도 마련하지 못한 채 검토위원회 활동은 끝이 났다.

검토위원회 차원의 공식적인 종료 발표도 없었다. 입지선정 재조사 용역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 모든 혼란상황은 지난해 12월 28일 기본계획 수립용역 착수를 강행한 국토부가 뒤늦게 '재조사 결과 문제 없음'이란 셀프발표로 갈음됐다.

지난 22일 국토부의 기본계획 수립용역 착수보고회 상황은 더욱 황당하게 했다. 보고회 장소가 제주도가 아닌 세종정부청사였고, 지역주민들은 철저히 배제됐다. 더욱이 반대주민들이 참석하겠다고 하자, 정부청사내 장소까지 숨기며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만 보더라도, 제2공항 사업은 절차적으로 문제 투성이임을 알 수 있다.

제주도의회가 결의안을 통해 국토부를 강도높게 비판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도의회는 국토부가 도민의 안위를 뒤로하고 스스로 절차적 정당성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행태라는 성토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대선때 절차적 정당성과 주민 상생방안 마련을 통한 민주적 해결을 약속했지만, 국토부의 응답은 오로지 '강행'뿐이다.

갈등상황을 악화시킨 것에 대해, 제주도민에게 사과는 커녕 최소한의 유감 표명도 없다. 오히려 반대주민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국토부의 '변명'을 보자.

검토위원회 파행적 종료 논란과 관련해서는, "3개월간 9차례에 걸쳐 쟁점에 대해 충분히 토론하고 설명하면서 정상적으로 종료된 바 있다"고 해명했다.

검토위원회에서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못한채 파행적으로 끝났다는 것은 도의회 결의안에서도 적시된 내용임에도, '정상적 종료'라고 황당한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밀실 착수보고회'와 관련해서도 반대주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국토부는 "반대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착수보고회 참석이 가능하도록 안내했음에도 반대주민들은 당초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해 참여하지 않았고, 당일 국토부 차관과 반대 주민간 면담 약속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착수보고회 당일 세종정부청사내 장소마저 숨기며 비공개로 진행한 부분, 착수보고회 연기를 전제로 해 차관 면담일정을 잡았음에도 연기여부에 대해 반대주민들에게 사전에 통보도 하지 않은 부분 등은 쏙 빠졌다.

참으로 무책임하고, 비겁하고 치졸하기 짝이 없다.

기본계획 수립용역은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천명하면서, '공개토론회'는 응할 의향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검토위원회에서 숱한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국토부가 기본계획 수립용역 진행을 전제로 한 '공개토론회'를 거론하는 이유가 뭔지 이해하기 힘들다.

진정 제기된 의혹에 대해 규명을 하기 위한 토론의 장을 열 생각이라면, 기본계획 수립 절차를 중단함이 옳다. '강행'을 천명하면서 공개토론회를 언급하는 것은 공론장을 거쳤다는 명분을 얻기 위한 기만적 '시늉'이란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제2공항 갈등상황은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채 강행으로 일관해 온 국토부의 책임이 크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에서 국책사업이라는 미명하에 국가권력으로 밀어붙이기를 시도하는 것은 대단히 실망스럽고 많은 우려를 갖게 한다.

문 대통령의 절차적 정당성 및 주민상생방안 마련 공약 이행을 위해서라도, 이제 청와대가 직접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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