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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찬 맛집을 찾아서](68)현지통아귀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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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짱알이 작성일14-03-03 09:59 조회30,9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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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야채 등과 어우러져 푸짐
순한맛부터 매운맛까지 기호별로
남은 양념으로 만든 볶음밥 별미

맛은 입으로만 보는 게 아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속담처럼 눈이 먼저 음식 맛을 느낀다. 온갖 재료가 풍성하게 어우러진 모습은 먹기도 전에 포만감을 준다. 현지통아귀찜은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곳이다.

제주시 삼양2동에 위치한 현지통아귀찜은 가게 이름대로 아귀찜 전문점이다. 메뉴도 간단하다. '통아귀찜' 하나만 전문적으로 한다. '통'이라는 글자를 붙인 것은 아귀를 통째로 넣기 때문이다. 주재료인 아귀를 잘게 자르지 않고 반토막만 내서 요리한다.

주인장 부부는 손님상에 음식을 올린 뒤에야 먹기 좋은 크기로 아귀를 잘라준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란 답이 돌아왔다. 주인장 장오봉씨는 "아귀를 토막내서 요리하면 고기가 적다, 재료를 아낀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통째로 넣고 음식을 만드니 손님들도 믿고 찾는다"고 말했다.

 
▲현지통아귀찜을 운영하고 있는 장오봉, 송동례 부부.
 
아귀와 함께 어우러지는 다양한 재료들은 찜요리에 '보는 맛'을 더한다. 낙지, 고니, 미더덕, 대창, 콩나물 등이 넉넉하게 들어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작은 크기인데도 2~3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다. 주인장은 "멀리까지 찾아온 손님들이 실망하고 돌아가지 않게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며 "여성 손님들은 4명이서 작은 크기 하나만 시켜도 충분히 먹고 갈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곳 아귀찜은 철저히 손님 취향에 따라 만들어진다. 메뉴는 한가지이지만 주방에서 조리되는 아귀찜 맛은 제각각이다. 순한맛부터 조금 매운맛, 매운맛, 아주 매운맛까지 손님들의 기호에 맞게 '맞춤형 음식'을 선보인다. 순한맛은 아이들이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매운 맛을 즐기는 손님을 위해선 아주 매운맛 이상의 화끈한 아귀찜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매운 걸 좋아하는 분들도 있지만 저처럼 매운 음식을 전혀 못 먹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래서 손님 취향에 따라 같은 요리를 다르게 만들게 됐죠. 한가지 음식만 하는 것도 손님들 입맛에 따라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죠." 안주인 송동례씨의 말이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 것은 현지통아귀찜이 자부하는 점이다. 주인장 부부는 손이 많이 가더라도 조미료 대신 땅콩·들깨·참깨가루와 새우와 다시마를 갈아서 양념 맛을 낸다. 육수는 해산물과 야채를 넣고 끓여 만든다. 이러한 조리과정에는 '고객과의 신뢰를 최우선한다'는 부부의 원칙이 담겼다.

아귀찜을 먹고 난 뒤에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별미다. 거기에 참기름 몇 방울을 더하면 입안 가득 고소함이 퍼진다. 음식을 다 먹은 뒤에는 주인장이 직접 만든 식혜가 기다리고 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식혜 한 그릇은 한끼 식사 마무리로 제격이다. 매운 맛에 달궈진 입안을 달래는 데도 이만한 게 없다.

푸짐한 양에 부담 없는 가격은 덤이다. 두세명이 먹을 수 있는 작은 크기가 2만8000원, 네다섯명이 먹을 수 있는 대자는 3만8000원이다. 문의 702-8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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