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26 임대차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전월세 임대료 과세를 추진하면서 경매시장에서도 주거용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시들하다.

26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도시형생활주택, 다가구주택, 오피스텔 등의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낙찰가율)이 한 달새 8~12% 가량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형생활주택의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달 85.2%였던 평균 낙찰가율이 이달 들어 73.3%로 주저앉으며 전월 대비 11.9%나 떨어졌다. 다가구 주택은 64.9%로 8.6% 하락하며 2001년 조사 이래 역대 낙찰가율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상품인 오피스텔도 73%에서 64.6%로 내려갔다.

실제로 지난 3일 서울 동부지방법원 경매법정에 나온 성동구 성수동1가 아트오피스텔 전용 26.8㎡은 두 번의 유찰 끝에 감정가(2억원)의 65.1%인 1억3010만원에 간신히 낙찰됐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이 도보 5분거리인 역세권 물건이지만 업계의 예상과 달리 저가에 낙찰됐다.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주거용 수익형 부동산은 최근 과잉 공급 문제로 지속적인 임대수익률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임대료 과세 방안까지 발표하자 세금에 부담을 느낀 경매시장 투자자들이 입찰을 꺼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지옥션은 분석했다.

반면 극심한 전세난 속에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아파트의 인기는 여전하다.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3월 84.2%를 기록해 전달 대비 0.3% 증가했다. 아파트에서 밀려나 빌라 등에 자리를 잡는 사람이 늘면서 연립.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도 0.8% 오른 74.6%로 조사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지난해 주택거래정상화와 민간임대사업자 육성을 위한 대책이 쏟아지며 몸값이 올랐던 수익형부동산이 전월세 과세에 발목을 잡혔다"며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임대사업자에게 2년 유예기간을 주는 등 보완책이 나왔지만 이미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