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의정부지방법원. 경매시장에 나온 감정가 1억5000만원짜리 의정부시 민락동 아파트 60㎡형에는 18명이 몰려 1억384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대비 92.3% 수준에 팔린 셈으로 보통 70% 후반대인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보다 훨씬 높았다.

8ㆍ28 대책 후 경매시장에서 경기도 아파트 가격이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대책 직후인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경매시장에서 팔린 수도권 아파트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79.3%로 집계됐다.

대책 전인 지난달 1~28일 평균 낙찰가율 77.5%에 비해 1.8%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경기도 지역 상승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 낙찰가율은 77.6%에서 81.9%로 4.3%포인트 올랐다. 이뿐 아니라 낙찰률도 42%에서 45.7%로 뛰어올랐고 입찰 경쟁률도 6.1대1에서 6.5대1로 상승했다.

서울도 77.6%에서 77.8%로 올랐다. 반면 인천은 77.2%에서 74.8%로 오히려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전ㆍ월세 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시키는 대책 목표가 경매시장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

경기도는 서울과 인천에 비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가율은 서울 58.1%, 인천 57.1%인 데 비해 경기 지역은 60.1%다.

전세대란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8ㆍ28 전ㆍ월세 대책이 나와 취득세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혜택이 예상되자 싼값에 내 집을 매입할 수 있는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경매 잔금을 치르는 날이 낙찰일로부터 4주에서 40일 정도 이후기 때문에 이달 안에만 취득세 감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법 통과가 늦어지더라도 소급 적용 가능성도 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8ㆍ28 대책 발표 후 현재 전세금 수준에 일부 대출금을 받아 살 수 있는 경매 물건을 찾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수천만 원씩 전세금이 뛰자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올려주느니 집을 장만하고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